납득의 언어로 빚어내는 세계: 게임 개발자 **의 몰입
타협하지 않는 고집이 결국 가장 순수한 즐거움을 찾아내기까지
어떤 이들에게 개발은 생계의 수단이거나, 정해진 공정을 완수해야 하는 업무의 연속일지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자신이 설계한 알고리즘이 모니터 안에서 유기적으로 호흡하게 만드는, 아주 사적이고도 고독한 예술의 영역이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인 게임 개발자 ** 님을 보며 떠올린 생각이다. 그는 스스로를 '납득이 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라 칭했다. 그 단단한 고집이 비효율적으로 비칠 수도 있는 시대지만, 역설적으로 그 완고함이야말로 그를 진짜 개발자로 만드는 동력임을 이번 대화를 통해 발견할 수 있었다.
Q: 게임 개발자로 살아오며 겪은 가장 큰 도전과 성취는 무엇이었나요?
A: 개발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크런치 타임이 사실 가장 힘들었죠. 말 그대로 버티는 시간이니까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 치열함 속에서 제가 느꼈던 건 책임감보다는 '완성에 대한 열망'이었던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사건이 하나 있는데, 셰이더 최적화 문제로 3주 동안 씨름했던 적이 있습니다. 프레임 드랍이 도저히 잡히지 않아서 정말 미칠 것 같았거든요. 셰이더는 미세한 수치 하나에 결과값이 완전히 달라지는 예민한 영역이라 파고들수록 끝이 없죠. 그럼에도 결국 해결해 냈을 때의 그 카타르시스는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제가 만들고 싶었던 것을 온전히 제 손으로 빚어냈다는 사실, 그 성취감이 저를 다시 키보드 앞에 앉게 만듭니다.
Q: '납득하지 않으면 안 한다'는 철학은 조직 생활에서 때로는 마찰을 빚기도 할 것 같습니다. 개발자로서의 고집과 동료들과의 조율 사이에서 어떤 지혜를 찾으셨나요?
A: 솔직히 쉽지 않습니다. 기획 단계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스펙이 내려오면, 왜 그래야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의도치 않게 충돌이 잦아지기도 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름의 생존 전략을 배웠습니다. 로직으로 설득이 안 될 때는 백 마디 말보다 결과물로 증명하는 게 훨씬 빠르고 강력하다는 것을요. 일단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구현을 보여주고, 그 결과가 설득력을 갖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말로 싸우기보다 코드로 대화하는 것이 저에게는 더 효율적인 소통이 된 셈이죠.
Q: 최근에는 회사 업무를 넘어 개인 프로젝트로 인디게임을 개발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는 어떤 즐거움을 찾고 계신가요?
A: 지금 개발 중인 로그라이크 장르의 프로시저럴 던전 프로젝트가 정말 즐겁습니다. 회사에서는 상업성을 우선시해야 하기에 실험적인 시도가 늘 제한적이거든요. 하지만 개인 프로젝트에서는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죠. 지금 '웨이브 펑션 콜랩스(Wave Function Collapse)' 알고리즘을 활용해 맵을 생성하고 있는데, 게임 루프 설계부터 모든 것을 밑바닥부터 다시 쌓아 올리는 과정이 너무 흥미롭습니다. 매번 다른 레이아웃이 결과물로 나올 때 느끼는 희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죠. 누군가 봐주지 않아도 제가 만족하는 세계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저에게는 충분한 보상입니다.
Q: 상업적 성공이나 타인의 평가가 아닌, 오직 스스로의 만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 님의 개발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A: 맞아요. 어쩌면 그게 개발자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순수한 즐거움 아닐까요. 사실 회사에서의 고민과 개인 프로젝트에서의 해방감이 지금 묘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직 안에서는 결과로 증명하는 법을 배우고, 개인의 영역에서는 로직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것이죠. 그 과정들이 모여 결국 '**'이라는 개발자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님과의 대화는 마치 정교하게 짜인 코드의 흐름을 지켜보는 듯했다. 불필요한 수식어는 덜어내고, 본질적인 질문에만 집중하는 그의 답변 속에서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한 깊은 애정과 고집이 동시에 느껴졌다. 타협하지 않는 태도가 때로는 험난한 길을 걷게 만들지도 모르지만, 그 길 끝에 그만이 구현할 수 있는 독창적인 알고리즘의 세계가 펼쳐져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과정에서 시작된 그의 항해는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 또한 그가 그려낼 새로운 던전의 모습과 그 속에 담긴 우아한 로직을 기대해 본다.